게임 개발사 프롬소프트웨어가 '아머드코어' 시리즈 신작
'ARMORED CORE VI FIRES OF RUBICON(아머드 코어 Ⅵ 루비콘의 화염)'을 전 세계 동시 출시했다
첫날 매출은 게임 판매 플랫폼인 'Steam' 매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고
스팀 공식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평일 낮에 최소 12만 명, 8월 27일 기준 최대 15만 명 이상이
동시 접속해 플레이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의 정보가 처음 공개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SNS 상에서 꾸준히 화제가 되어 왔으며 출시를 앞두고는 그 열기가 피크에 도달했다
한편, 과거 동 시리즈의 판매 실적이 모두 10만~20만 장 정도였다는 점과
전작으로부터 10년의 공백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흥행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이다
아머드 코어의 신작은 왜 대박을 쳤을까?
아머드코어의 경우에는 X(구 트위터)에서의 정기적인 열기
이른바 SNS에서의 소재화, 밈화가 일어난 것이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어떤 때는 조작이 복잡해서 '컨트롤러의 특수한 잡기 방식'으로
어떤 때는 신작 개발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
어떤 때는 무자비한 게임 전개로, 주기적으로 화제가 되어 유행처럼 번졌다
그 결과, 아머드 코어를 실제로 플레이한 적은 없지만
'아머드 코어라는 작품명과 장기간 신작이 나오지 않은 것'은 많은 게임 유저들이 인지하고 있다
특히 '공식'이 움직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는 마케팅의 전반부 단계인 인지나 흥미-관심 유발로 이어지는 행동을 기존 고객
혹은 잠재고객들이 스스로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래 시리즈 작품의 운영사는 공백기에 팬들을 붙잡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멀티미디어화를 진행하며
접점을 끊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이번 타이틀에서는 공식의 대대적인 움직임이 없었다
아머드 코어의 팬이 뿌리내리고 있었던 점
아머드 코어를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프롬소프트웨어를 알고 있는 게임 플레이어가 많이 존재했던 점
그리고 그 사람들이 SNS를 통해 소통할 수 있었던 점이
신작 발표에서 출시까지 이어지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SNS 유저들 간의 소통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미국계, 중국계 게임사들이 자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계 게임사들이 특히 주력하고 있는 방식이다
단순 홍보라는 측면에서는 지상파 방송이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국내 업체들도 SNS를 활용한 동종 방식을 시도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은 이른바 '운영의 의도'가 드러나면 사용자들의 열기가 식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SNS에서의 고조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요소이며, 최후의 마무리 요소이다
아무리 표면이 잘 되어있어도 그 내용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사용자들이 찾을리가 없다
본질적으로 개발사인 프롬소프트웨어 자체의 네임밸류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
극적으로 높아진 것을 무시할 수 없다
09년 발매한 'Demon's Souls'로 150만장 이상의 성과를 거둔 이후
'DARK SOULS' 시리즈(시리즈 총 판매량 1억 4천만장 이상, 이하 동일)
'Bloodborne'(2억장 이상), 'SEKIRO: SHADOWS DIE TWICE'(5억장 이상)
'ELDEN RING'(2억장 이상) 이상), 그리고 'ELDEN RING'(2000만 장 이상) 등
말 그대로 엄청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 80% 내외가 해외 매출이며
이는 서두에서 소개한 이번 작품의 스팀 매출 순위 1위와도 연결된다
최근 게임업계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개발비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실패를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패미컴 시절에는 수천만원 정도였던 소프트웨어 개발비가 이제는 수십억원
대작의 경우 수십억 원에서 1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 결과, 제조사들은 실패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유저가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쉬운 게임으로 만들거나
시리즈물은 최소한의 추가 요소만 넣거나, 잘 팔린 타사 게임의 요소를 활용하는 등의
사례가 늘어나면서 유저 입장에서의 차별화 요소가 부족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프롬소프트웨어는 곳곳에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든다'
'가치 있는 것을 만든다'는 프로덕트 아웃(product out) 지향성을 표방하며
꾸준히 독창성이 강한 게임을 내놓고 있다.
앞서 언급한 소울 계열의 게임도 고난이도 액션 RPG라는 예전에는 큰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 장르였지만
지금은 어떨까?
이 회사의 프로덕션 아웃 지향, 그리고 탄탄한 3D 그래픽과 CG 기술, 스토리와 세계관, 전략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높은 난이도(그리고 그 이상의 성취감)는 일종의 브랜드를 형성하며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프롬소프트웨어가 아머드 코어의 근본적인 재미를 재조명하여 새롭게 내놓은 것이
바로 이번 작품 'ARMORED CORE VI FIRES OF RUBICON'이다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현대 게임 시장의 '왕도'는 무엇일까?
아머드코어를 플레이해 본 결과, 해당 시리즈의 핵심 역량인 어셈블리(장비 및 기체 커스터마이징)과
그에 따른 동작의 변화 및 변형이 필요함을 게임 내에서 보여주며
고난이도 보스를 상대로 장비 및 동작의 시행착오를 통해 적정한 해답을 찾아내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실행 할 수 있도록 유저를 유도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또한, 조작 및 화면 표시 방식 등은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최근 중요하게 여겨지는 UI 측면은 시장의 니즈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는 프로덕트 아웃, 조작면 등 유저가 접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마켓 인으로 각각의 지향점을 절묘한 밸런스로 조합하여 만들어졌다
앞서 언급했듯, 요즘 게임업계에서는 잘 팔리는 것, 실패를 최대한 피하는 것을 중시하다 보니
시장에 순응하는 게임도 적지 않다
물론 상업적으로 성공하면 사업자로서는 좋은 일이고, 이를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코어 부분은 프로덕트 아웃, UI 부분은 마켓 인의 균형은 요즘 게임의 왕도라고 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인터넷 게임에서도 핵심적인 재미는 프로덕트 아웃, UI, 게임 밸런스 조정, 이벤트 등
지속적인 운영 측면에 대해서는 마켓 인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프로덕트 아웃, 모든 것이 마켓 인이라면 어딘가에 왜곡이 생긴다
그 조합, 그 선긋기가 가장 중요하며, 프로듀서나 디렉터의 실력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아머드 코어 신작의 초동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인기와 열기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특히 이번 작품에는 시리즈에 처음 입문하는 신규 플레이어가 상당수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유저와의 접점을 유지하기 위해 DLC(추가 다운로드 콘텐츠) 등을 전개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인데 이번 작품도 그 대상이 될 것이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이 정도로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면 IP의 인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프롬소프트웨어다
게임 안팎에서 좋은 의미로 기대를 뛰어넘는 기업이다
전작 'ELDEN RING'처럼 DLC(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단기간에 신작을 내놓을 것인지
어느 쪽이든 이번 성공을 계기로 아머드 코어라는 IP의 육성 및 강화에 어떤 방식으로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코어 컴피턴스를 중시하고, 가치 있는 것을 만들고자 하는 프롬소프트웨어의 행보를 한 컨설턴트로서
그리고 한 명의 레이븐(플레이어)으로서 앞으로도 주목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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